IT 공룡들, 클라우드 게임 시장 선점 위한 '군비경쟁'

IT 공룡들, 클라우드 게임 시장 선점 위한 '군비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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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게임 산업으로 여겨지고 있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에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애플 등이 뛰어들었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자금력을 보유한 기업들답게 막대한 규모의 인프라 투자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게임이 서비스되기 위해서는 촘촘하고 빠른 망 구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죠.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처럼 게임을 다운로드 받거나 별도로 설치할 필요없이 영화나 드라마를 스트리밍하듯이 할 수 있다는 개념은 혁신적입니다. 다만 우려할 사항도 있습니다. 게임업계에서는 결과적으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시장이 공룡들간의 인프라 투자 경쟁으로 이어지고, 이같은 투자 여력이 없는 기존 게임사들을 거대 플랫폼에 종속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SK텔레콤 제공◇클라우드 인프라, 독점 콘텐츠 투자에 막대한 자금 소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이용해 비디오 게임의 스트리밍 원격 플레이를 말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Project Xcloud)나 구글 스타디아(Stadia) 등이 이에 포함됩니다. 쉽게 말해 대기업에서 직접 구축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버에서 동작하는 게임을 정기적인 요금을 내고, 정해진 타이틀들을 스마트폰, PC, 콘솔 등 다양한 개인소유의 단말기에서 스트리밍을 통해 플레이하는 것입니다.


해외 IT 공룡들이 지난해부터 클라우드 게임의 가능성을 보고 집중적으로 투자를 시작하자 국내 이동통신 3사 역시 작년말부터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에 대한 로드맵을 내놓고 있습니다. 5G(5세대)이동통신이 지난해 처음 상용화되면서 관련 인프라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도 시장 조성에 힘을 실었습니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KT의 경우 지난해 공식적으로 올해 3월부터 5G 클라우드 게임 콘텐츠와 요금제를 확정해 출시한다고 했죠. 당시 KT는 5G로 고성능 게임도 초고속, 초저지연 특성의 5G 네트워크로 PC나 콘솔 없이도 즐길 수 있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3월 정식 출시는 커녕 현재까지도 감감무소식인 상황입니다. KT 측은 "5G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출시와 관련해 또 다시 일정이 늦어진 것에 대해 코로나19 영향"이라는 답변을 내놓았지만, 업계에서는 KT가 구독형 서비스를 진행할만큼 충분한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클라우드망을 게임 서비스에 이용하는 데 아직 기술력이 무르익지 않았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LG유플러스 역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계획을 발표했지만, 대부분의 콘텐츠가 수년전에 이미 출시된 게임입니다.


IT업계 전문가들은 클라우드 게임이 결과적으로 인프라, 콘텐츠 투자에 의해 승패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우선 클라우드 게임을 고성능 컴퓨팅으로 즐기도록 서비스하려면 고성능 컴퓨팅을 대신해주는 데이터센터 서버가 많을수록, 또 인구 밀집 지역에 가까운 곳에 이들 서버를 둔 기업이 유리합니다. 또 넷플릭스와 마찬가지로 한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콘텐츠가 풍부해야 소비자들이 구독할만한 서비스가 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 센터 내부 전경. /MS 제공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가 MS의 게임 플랫폼인 엑스박스를 폐지하려다가 숙고 끝에 오히려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도 기존에 MS가 탄탄히 구축해놓은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을 그대로 게임에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MS의 경우 구글이나 애플 등 다른 기업들보다 스트리밍 가능 지역이 훨씬 넓고, 20여년간 엑스박스를 통해 쌓아온 독점 게임들과 많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클라우드 게임 형태로 구독형 서비스를 정식으로 시작한다면 단숨에 클라우드 게임 분야의 넷플릭스같은 존재로 우뚝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당장 이같은 인프라 구축 여력이 되지 않는 기존 게임 기업들이나 IT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서거나 이같은 플랫폼의 콘텐츠 제공회사 정도로 밀려날 가능성도 높습니다. 클라우드 솔루션 기업 에퀴닉스의 짐 풀 부사장은 최근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클라우드 게임은 한마디로 돈이 많이 드는 사업"이라며 "수년간 수익이 날지 안날지 모르는 복잡한 수익 모델을 가지고 막대한 인프라 투자가 가능한 기업들은 일부 IT 공룡들을 빼고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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