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역사는 B.C.(Before Corona, 코로나 이전)와 A.C.(After Corona, 코로나 이후)로 나뉠 것

세계 역사는 B.C.(Before Corona, 코로나 이전)와 A.C.(After Corona, 코로나 이후)로 나뉠 것

코로나19로 ‘비대면(언택트)’이 일상이 되면서 서버와 PC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와 PC 수요는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원격수업이나 재택근무, 동영상 청취, 게임 등의 이용시간 증가에 따라 IT인프라 확충이 가속화되면서 필연적으로 나타난 결과지요.

실제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과 낸드플래시 등의 가격이 증가했는데, 이는 서버 증설 등을 위해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구매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습니다. PC 역시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등으로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스마트폰과 TV 등 가전제품은 생산공장 가동 중단과 오프라인 유통망 마비로 판매가 급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서버 시장 역시 개별기업의 구매가 줄어들면서 축소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코로나19의 팬데믹(대유행)에 따라 올해 전세계 서버 시장 매출이 전년 대비 3.4%, 기업용 외장형 스토리지 시장 매출은 전년보다 5.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만 클라우드 서비스는 경제 불확실성의 증가로 빠르게 채택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결국 앞으로의 서버 수요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가 주도할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이를 뒷받침하듯 국내에선 특정 고객에게 제공되는 주문형 시스템 형태인 x86 ODM 시장의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컸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근 기업의 DT를 주도하는 것이 최고경영자(CEO)나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아닌 코로나19(COVID-19)라는 우스갯 소리도 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위기가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한편 국내에서는 지난 9일 우선 중고등학교 3학년만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습니다. 점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이 확대되면서 500만명 이상의 원격수업을 감당해야 할 IT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데요. 실제 첫 온라인 개학 당일인 9일 EBS 온라인 클래스에 접속 지연이 발생하면서 일부 학생과 학부모의 원성을 사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처음 시도였던 만큼, 예상되는 상황이기도 했지요.

일부에선 MS의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를 이용하는 EBS 온라인 클래스와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의 클라우드를 이용한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IRS)의 ‘e학습터’의 역량을 비교하기도 했는데요. 접속자 수 등 여러 가지 차이가 있는 만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단순히 이런 비난보다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시도한 교육당국과 이를 지원하는 IT 개발자 등 엔지니어에게 힘을 실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온라인 개학을 기점으로 기술적인 혁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의사결정권자들도 알았으면 합니다. 트래픽 증가에 단순히 서버만 늘리면 된다고, 클라우드 서비스만 도입하면 만능이라고 외치는 일도 없어졌으면 하네요. 시간은 걸리더라도 기초공사, 즉 클라우드에 최적화된 아키텍처와 시스템을 다지는 시기가 됐으면 합니다.

최근 “세계 역사는 B.C.(Before Corona, 코로나 이전)와 A.C.(After Corona, 코로나 이후)로 나뉠 것”이라는 말이 유행이라고 하죠. ‘세계는 평평하다(The World is flat)’라는 책으로 유명한 토머스 프리드먼이 한 말인데요. 이제 코로나 이후 시대를 대비할 전략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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