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가 품은 '네이버 데이터센터' 짓는데 6500억

세종시가 품은 '네이버 데이터센터' 짓는데 65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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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C는 황금알 낳는 곳간 #토종 데이터 자산 창고 #AWS를 잡아라

 

네이버가 오는 2022년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건립 중인 제2데이터센터(IDC) 구축 예산을 최근 6500억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네이버 전체 자본대비 11%에 달하는 큰 규모의 투자다. 당초 네이버는 본사로 두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와 가까운 용인시에 IDC를 지으려 했다. 하지만 용인시민들의 반발로 무산되자 결국 세종시에 터를 잡았다. 용인시민들이 반대한 이유는 뭘까, 그리고 네이버가 짓는 IDC라는 곳은 대체 어떤 곳이길래 짓는데 6500억원이나 드는걸까. 

◆고압전기선이 싫어요… 용인시가 걷어찬 IDC는 황금알?

지난해 네이버가 용인시에 IDC 착공 계획을 공식화하자, 용인시민들은 "고압 전기선이 건강을 해칠 것"이라며 착공반대에 나섰다. 전자파 및 오염물질 발생 등을 이유로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 인근 주민들이 반대가 특히 거셌다. 이에 네이버가 송전탑을 설치하지 않고 선로를 땅에 묻는 방식으로 착공을 추진했지만, 주민들의 반대시위가 잇따랐다. 결국 착공을 중단했다. 

그런데 막상 네이버가 전국 지자체를 상대로 공모를 실시하자, 전국의 지자체들이 너나할 것 없이 유치를 희망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치열한 경쟁 끝에 지난해 10월, 세종시는 구미와 김천, 대구, 평택 등 10여곳의 경쟁자를 제치고 마침내 네이버 IDC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지자체가 고압전기선 우려에도 불구하고 IDC 유치에 혈안이 됐던 이유는 네이버 IDC로 인해 파생되는 여러 이점 때문이다. 이미 앞선 사례를 통해 검증되기도 했다. 바로 강원도 춘천시다.

지난 2013년 춘천시에 지어진 네이버의 IDC '각'은 네이버 주요 사업 데이터가 보관된 곳이다. 약 5400억원이 투입돼 건립됐다. 수만대의 서버가 운영되고 여기서 발생하는 막대한 열을 식히기 위해 적잖은 비용이 필요했다. '각'은 건립 이후 춘천시의 내수증진에 큰 도움이 됐다. 각에 근무하는 인력이 200여명에 달한다. 연간 걷히는 세수만 수십억원이다. 주변 상권의 식당 등 부가적인 고용창출 효과도 적지 않았다. 

네이버 자회사로 2010년 춘천에 설립된 인컴즈는 네이버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500여명의 인력을 고용했다. 2018년 말 기준 지방세 등 168억원을 납부했고, 인건비로 920억원을 지급했다. 산업이 취약한 지방 지자체 입장에선 고압선을 겁낼 이유가 없다. 

◆네이버가 IDC에 공을 들이는 이유…토종 데이터 자산의 '원천' 

이미 기존에 IDC를 갖고 있는 네이버가 아시아 최대 규모의 IDC를 또다시 짓는 이유는 데이터산업을 키우겠다는 야심 때문이다. 

IDC는 쉽게 말해 다양한 데이터가 쌓인 일종의 창고다. 데이터 주권을 갖기 위해 반드시 있어야하는 공간이다. 단순 상업용 정보 외에도 산업 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매니지드, 호스팅, 백업 데이터 모두 IDC를 통해 저장된다. 예를 들어 한국은행과 코레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네이버 클라우드의 고객사 정보는 IDC를 통해 관리된다. 국내 기업들의 중요한 정보가 모두 담겨있는 셈이다.

특히 종이 서류가 사라지고, 대면 업무가 크게 감소하면서 IDC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가가 최근 조사한 '2020 데이터센터 산업 현황·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상업용 데이터센터는 2025년까지 연 평균 15.9%씩 성장해 700메가와트 이상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상업용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일본에 이어 아시아 2위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일본, 싱가포르, 홍콩에 이어 4위 규모다.

향후 5년간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은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까지 신규 구축 예정인 데이터센터는 32개에 달할 전망이다. 정부·공공 데이터센터가 5개, 민간 데이터센터가 27개 신규 구축될 예정이다.

◆네이버의 미션, AWS에 뺏긴 토종 클라우드 시장을 잡아라

구글을 상대로 자국 인터넷 시장을 지켜온 네이버의 새 미션은 아마존(AWS)에 뺏긴 클라우드 시장을 되찾아오는 것이다. 그 기반은 역시 막대한 가상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할 수 있는 IDC에 있다. 

현재 국내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AWS를 비롯한 외국계 사업자의 비중이 70%에 달한다. 네이버는 한자릿수에 머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외국계 업체들의 서버 장애가 적지 않다는 것. 

이미 네이버는 지난 2018년, 국내 최초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실시하는 서비스형 인프라(I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인증을 받는 등 엄격한 공공기관의 심의 요건을 충족했다. 국내 사업자 중 최다인 14개의 보안인증을 확보하고 있어 안정성을 검증받았다는 평가다.

네이버 클라우드만의 강점으로는 '신속한 고객관리'가 꼽힌다. 네이버는 장애에 민감한 금융 클라우드 고객사에 365일 24시간 고객센터를 가동하고 있다. 서비스 장애 복구 및 대응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세종 IDC를 비롯 2곳의 넉넉한 IDC를 통해 더욱 공격적인 클라우드 영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관건은 역시 비용이다. AWS보다 저렴하면서 빠르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네이버가 2개의 IDC를 통해 과연 AWS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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